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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과 뇌가 미주신경으로 연결된 이미지

    장뇌축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뇌장축이 아니라 장뇌축인 것은 장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배가 아프면 머리가 아프고, 머리가 아프면 소화가 안 되는 경험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장뇌축의 간단한 경험입니다. 이보다 훨씬 복잡한 기전을 통해서 뇌의 여러 신호들이 장과 소화에 영향을 미칩니다. 반대로 장에서 만들어 낸 여러 신호와 영양물질, 염증 물질 혹은 항염증 물질이 바로 뇌로 전달되어 다시 우리의 감정과 생각, 생활 흐름을 만들어냅니다. 이것이 장과 뇌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장뇌축입니다. 장 내 미생물 군집인 마이크로바이옴은 단순히 음식물 소화를 돕는 역할을 넘어 영양소 분해, 비타민 생성, 면역체계 조절, 염증 억제 등 건강 전반에 중요한 기능을 수행합니다. 또한 여러 신경전달물질의 생성에 기여하고 이를 통해 뇌의 발달과 정서 안정, 스트레스 반응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최근 연구는 장뇌축이 신경 발달 및 행동에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장 내 환경과 심리적 건강 간의 상호작용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장건강과 뇌건강의 연관성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은 신경전달물질, 대사산물, 면역 신호를 통해 장에서 뇌로 정보를 전달합니다. 예를 들어 장내 미생물이 생산하는 단쇄지방산(SCFA)은 장점막을 보호하고 염증을 억제하며, 미주신경을 통해 뇌로 신호를 전달해 감정 조절과 행동에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장내 미생물은 세로토닌, 도파민, GABA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생성과 조절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은 우리가 섭취하는 트립토판을 통해서 만들어지는데 80~90%가 장에서 만들어집니다. 세로토닌은 수면, 기분, 집중 등 거의 모든 생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과연 장이 두 번째 머리라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닌 셈입니다. 스트레스는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을 감소시키고, 병원성 미생물의 성장을 촉진하여 장점막 손상 및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호 작용은 장과 뇌 사이의 연관성을 강화하며, 정서 안정, 면역체계 조절, 행동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출생 후 1,000일간, 특히 1년간은 장내 미생물에 엄청난 변화가 생깁니다. 제왕절개, 자연분만과 같은 출산 방법과 모유 수유, 분유 수유와 같은 수유방식에 따라, 초기 1~2개월에 우세한 마이크로비옴의 종류와 비율이 다릅니다. 많은 연구들에서 이 초기의 변화가 우유와 같은 식품 알레르기나, 면역과 관련된 질환을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건강한 마이크로바이옴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은 본인의 타고난 유전적, 가족적 요인에 더해 건강한 면역력을 획득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됩니다. 건강한 마이크로바이옴은 장벽을 튼튼하게 만들어 주고, 이로 인해 음식과 다른 환경에 의해 면역이 반응하는 질병을 막는데 기여합니다. 아울러 아토피와 천식, 비염에서 많이 상승되는 T세포와, 세균과 싸우는 T세포 간의 균형을 맞춰주어 감기와 장염엔 쉽게 이기면서, 비염은 잘 지나가는 건강한 면역을 만들어 줍니다. 또한 장내에서 많이 생성되는 신경전달물질과 면역물질들은 초기 뇌 발달에서 뉴런과 시냅스 생성, 연결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아이들의 뇌는 초기 3년 동안 급격히 성장하는 만큼, 만들어지는 뉴런과 연결되는 시냅스의 양이 상당합니다. 초기 1-2년이 지나고 나면 이제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뉴런과 시냅스는 정리하는 프루닝(가지치기)이라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때 면역물질 혹은 소위 염증 반응 물질이라는 것이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자폐스펙트럼 장애와 같은 발달장애에서 가지치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입니다. 아이들의 생애 초기 1,000일간 발생하는 이 모든 성장과 면역에 장은 굉장히 깊이 관여하고 있습니다.

    장건강에 도움이 주는 영양소

    사실 장에 좋은 영양소는 곧 뇌에 좋은 영양소가 됩니다.  특히 세로토닌 호르몬은 장에서 70% 이상이 만들어지고 저장됩니다. 세로토닌은 주로 햇빛이 있는 낮에 만들어지는데 이때 필요한 영양소는 트립토판이라는 아미노산과 비타민D와 마그네슘이 있습니다. 또한 항산화제는 긍정적인 감정을 증가시키고, 기억 상실을 방지하며 심지어 집중력을 향상할 수 있습니다. 항산화제로는 비타민 A, C, E, 셀레늄, 아연, 구리, 망간, 오메가 3 등이 있습니다. 특히 비타민 C는 수용성 비타민으로 7-8시간이 되면 몸속에서 일을 다 하고 배출되는데 배출될 때 장의 노폐물을 함께 끌고 나가기 때문에 장건강에 매우 중요합니다.

    트립토판: 우유, 육류 및 일부 식물성 식품에서 발견되는 필수 아미노산으로 세로토닌을 만드는데 필수 아미노산입니다.

    마그네슘: 마그네슘은 숙면과 신경이완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마그네슘이 풍부한 식품은 호박씨, 시금치, 아보카도 등입니다.

    비타민D: 비타민D는 스트레스를 줄일 뿐만 아니라 수면 촉진 호르몬인 멜라토닌 생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비타민D가 풍부한 식품으로는 지방이 많은 생선, 달걀노른자, 버섯, 치즈 등이 있습니다.

    장건강에는 유산균과 식이섬유가 매우 중요합니다. 

    락토바실러스: 장 건강의 대표 주자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는 유산균 중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종류로, 주로 장 건강 개선과 면역력 증진에 효과적입니다. 이 균주는 요구르트, 치즈 등 발효식품에 자주 사용되며, 체내 유익균의 균형을 맞추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특히 락토바실러스 아시도필러스(L. acidophilus)는 소화기관에서 유해균을 억제하며 소화를 돕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이 균주는 장내 환경을 개선하고 변비와 설사 같은 증상을 완화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보입니다. 이 균주는 다양한 제품에서 활용되며, 캡슐 형태의 건강보조식품으로도 인기가 많습니다. 특히 어린이부터 노년층까지 복용이 가능해 온 가족이 섭취할 수 있는 안전한 유산균으로 평가받습니다. 
    비피도박테리움: 면역력의 비밀
    비피도박테리움(Bifidobacterium)은 주로 대장에서 활동하며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유산균은 특히 신생아와 유아의 장내 환경에 풍부하게 존재하며, 건강한 성장을 돕는 데 기여합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피도박테리움은 염증성 장 질환을 예방하고, 심지어 알레르기 증상을 완화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대표적인 균주로는 비피도박테리움 롱검(B. longum)과 비피도박테리움 브레브(B. breve)가 있으며, 이는 장벽을 강화하고 유해물질의 흡수를 막는 기능을 수행합니다. 
    스트렙토코커스: 구강과 피부를 위한 유산균
    스트렙토코커스(Streptococcus)는 주로 구강 건강과 관련된 유산균으로, 충치 예방과 구취 개선에 탁월한 효과를 보입니다. 대표적으로 스트렙토코커스 살리바리우스(S. salivarius) 균주는 입안의 유해균을 억제하고 구강 내 균형을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이 외에도 스트렙토코커스 균주는 피부 건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며, 아토피와 같은 피부 질환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실제로 연구에서는 스트렙토코커스가 피부 장벽을 강화하고 수분 보유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  유익균의 밥
    이들 프리바이오틱스는 유익균의 증식을 높여 장내 항상성을 유지하게 합니다. 식이섬유의 경우는 영양소들의 흡수를 지연시키는 효능도 있습니다. 최근 혈당스파이크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언급되고 있는데 식후 빠르게 혈당을 높이게 되면 혈당을 조절하는데 악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이 뿐만 아니라 콜레스테롤 등 지질의 흡수도 더디게 하여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도 낮추기도 한다. 또한 물과 만나게 되면 장내에서 부피가 팽창하므로 포만감을 주기도 합니다. 

    장건강을 위해 피해야 하는 것

    그렇다면 장건강에 특히 장내 미생물의 항상성에 영향을 주는 요인의 첫 번째는 항생제입니다. 감기 등 특히 호흡기계 감염증에 항생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항생제 오남용에 대한 내성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들은 지속적으로 제기가 되고 있고 장내 미생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항생제 섭취에 의한 장내 미생물군의 불균형 유발에 대한 내용도 많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항생제 섭취는 유해균 및 유익균을 비선택적으로 제거해 버리게 됩니다. 중요한 부분은 그 와중에도 유해균은 살아남는다거나 또한 비교해 보면 유익균이 유해균보다 성장속도가 더디기 때문에 장 내 환경이 급속도로 악화되게 됩니다. 항생제 투여 이후 설사가 유발되는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레 감염증 (Clostridioides difficile infection (CDI))이 대표적인 질환입니다. 따라서 특히 감염증 때문에 항생제 복용 후 회복이 되면 유산균 등 장건강에 도움이 되는 소재들을 꼭 섭취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스트레스입니다. 2020년에 발표된 논문 (Front. Microbiol. 10:3067 (2020))에 따르면 심리적 스트레스가 장 내 미생물군총의 항상성에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당연하겠지만 장내 환경과 장 운동을 조절하기 위해서 많은 신경들이 분포하고 있습니다. 이들 신경이 스트레스 등의 요인들에 영향을 받게 된다면 장건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게 됩니다. 따라서 본인이 스트레스에 취약하다고 느껴지거나 피치 못하게 일의 강도가 변할 때, 여러 감정적인 변화를 겪을 때 장건강을 꼭 챙겨야 합니다.
    세번째는 현대인들의 서구화된 식습관입니다. 대표적으로 비정상적 위장관 운동성에 의한 기능성 소화불량 및 과민성 대장 증후군 또한 비정상적 염증반응에 의한 궤양성 대장증후군 및 크론 병 등이 있다. 당연히 위장관의 항상성이 깨지게 되면 장내 미생물군총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 또한 닭과 계란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장질환이 유발되고 장내 미생물군총의 영향을 받거나 또는 반대로 장내 미생물군총의 균형이 깨지고 장질환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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