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반응형

    폭싹 속았수다 드라마 이미지

    요즘에 나는 폭싹 속았수다에 빠져있다. 마침 함께 하는 단톡에 가요무대에서 아이유와 박보검이 듀엣으로 부른 '산골 소년의 사랑 이야기'를 방장님이 올리셨다. 즉시 들어가서 듣고 있는데 나도 모르게 눈가가 촉촉해진다. 음악이 나를 어루만진 것이다. 유난하게 음악과 함께 스토리가 전개되는 드라마를 좋아한다. 특히 제주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는 이미 다 섭렵했다. 최근에 넷플렉스에 올라온 드라마 중 하나가 '폭싹 속았수다.'이다.

    제목만 보아도 제주도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니 제주도 빠순이가 안 볼 리가 없다. 관식이와 애순이의 사랑 이야기가 어찌나 이쁘고, 또 이쁘던지 나는 그만 '폭싹 속았수다.'에 푹 빠져 버렸다.

    김원석 PD와 임상춘 작가가 함께 만들었고, 아이유와 박보검이 애순과 관식의 역할을 맡았다. 이 드라마에는 우리 세대의 감성이 그대로 묻어나 있다. 굳이 제주가 아니어도 우리들 어머니와 우리들 이야기가 여기저기에 드러나 있어서 생각할 거리가 많다.

    드라마의 기본 줄거리

    기본 줄거리는 주인공 애순(아이유)과 관식(박보검)의 사랑 이야기이다. 애순은 어렸을 때 어머니를 잃고 시인이 되고 싶은 문학소녀로 자랐고, 어머니 광례(염혜란)는 제주에서 아이들을 키웠다. 애순은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시를 쓰곤 했는데 이 모습을 본 관식은 애순에게 진심 어린 사랑을 보여주며 곁을 지켜준다.

    시대적 배경은 1960년대부터 2025년까지이다. 이는 한국의 최근 역사를 통틀어 말할 수 있는 아주 긴 호흡이다. 당시 소품과 세트장을 통해 제주도를 생생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은 시청자들에게 큰 행운이다. 구시장, 유채꽃밭, 항구, 구극장 등 다양한 장소가 등장해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지금 당장이라도 가서 드라마 세트장을 순례하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이 드라마에는 600억 원이 투자되었다고 한다. 특히 세트장의 품격을 보면 얼마나 섬세하게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다.

    애순과 관식의 사랑 이야기

    애순이는 어렸을 때 엄마를 하늘나라로 보내 놓고 평생을 그리움 속에서 지낸다. 그녀 역시 엄마가 되어 아이들에게 자신만의 가치관으로 아이들을 키우고, 관식이는 그런 애순이에게 끊임없는 사랑을 보여준다. 일편단심 애순이를 아끼는 관식이의 사랑법이 참 놀랍고도 아름답다.

    이 드라마는 부모 세대의 헌신과 자녀 세대의 꿈을 조화롭게 그린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애순과 관식의 단순한 사랑 이야기를 넘어 편견과 억압에 맞서는 인간적인 플롯이 더욱 감동적이다. 그들의 이야기 속에는 우리 역사의 굴곡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그런 굴곡 속에서도 빛나는 것은 애순이와 관식이를 남몰래 도와주는 손길의 아름다움 때문이다.

    드라마 속 숨은 감동 요소

    갑자기 독립해서 저축할 돈도 월세를 낼 돈도 없는 두 사람에게 집주인 할머니는 쌀독에 쌀이 떨어지면 딱 세 식구가 먹을 수 있는 쌀을 매일매일 넣어준다. 집주인 할아버지도 미안해하지 않을 정도로 쓴소리를 하면서도 실제 마음은 따뜻하기 그지없다.

    그리고 월세를 못 내는 애순에게 도희정 장학금이 전달되는데 이 부분 깨알 반전이 너무 재미있다. 도희정이라는 이름은 도희정 장학금이라는 말이 나오기 전까지 전무후무한 이름이기 때문이다. 이 장학금에는 중요한 힌트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바로 집주인 할아버지의 보청기이다. 할아버지는 귀가 잘 들리지 않아 보청기를 끼고 있는데 나민옥이 하는 말을 잘 못 들은 것이다. 나민옥은 금명이를 위해 자전거를 선물하면서 "내가 금명이에게 주는 도의적 장학금 조로"라고 말한다. 도의적이라는 말을 할아버지가 도희정으로 잘 못 알아들은 것이다. 도희정 장학금의 주인공은 바로 애순의 새어머니격인 나민옥이 주는 것이다.

    이 장면에서는 나민옥의 따뜻한 마음이 숨어 있다. 금명이에게 자전거를 선물한 나민옥은 애순이의 어려운 상황을 알고 월세까지 남모르게 지원해 준 것이다. 도희정 장학금은 그녀의 따뜻한 마음인 것이다. 이 반전은 단순한 에피소드가 아니다. 나민옥은 새아빠의 새엄마이다. 피가 섞이지 않은 몇 단계를 거친 관계이지만 애순에게 따뜻한 도움을 주는 진심이 묻어 있는 감동적인 에피소드인 것이다. 이렇게 이 드라마에는 서로와 서로를 아끼고 배려하는 마음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드라마를 기다리는 설렘

    드라마를 기다리는 일주일이 너무 길게 느껴질 정도이지만 아름다운 제주 배경의 두 사람의 잔잔한 사랑 이야기와, 세대를 넘나드는 사람 사는 따뜻한 이야기를 기다리는 마음이 설렌다.

    어느 산골 소년의 사랑 이야기

    풀잎새 따다가 엮었어요
    예쁜 꽃송이도 넣었구요
    그대 노을빛에 머리 곱게 물들면
    예쁜 꽃 모자 씌워 주고파

    냇가에서 고무신을 벗어놓고
    흐르는 냇물에 발 담그고
    언제쯤 그애가 징검다리를 건널까
    하며 가슴은 두근거렸죠

    흐르는 냇물 위에
    노을이 분홍빛 물들이고
    어느새 구름 사이로
    저녁달이 빛나고 있네

    노을빛 냇물 위에
    예쁜 꽃모자가 떠가는데
    어느 작은 산골소년의 예쁜 사랑 얘기

     

    -예민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