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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얼마 전에 끝난 드라마인 '폭싹 속았수다.'의 숨은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이 작품은 1959년에서부터 시작이 되는데 제가 1963년 생이니 금명이 또래가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작품 속에 등장하는 많은 소품들이 저에게는 큰 여운을 남겼습니다. 특히 이 작품 전반에 흐르는 한 세대가 또 한 세대로 이어지면서 남기는 삶의 가치관에 큰 의미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제작진의 의도가 마지막 엔딩 크레딧에까지 숨겨져 있다면 깜짝 놀라시겠지요?
김원석 PD의 의미있는 말 "개막부터 끝 스크롤까지 천천히 봐주셨으면 좋겠다."
김원석 PD는 "조부모님과 부모님 세대에 대한 헌사이자 자녀 세대를 위한 응원가로 드라마를 기획했다."며 "진심을 다해 만들었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특히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개막부터 끝 스크롤까지 천천히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작품은 엔딩 크레딧에 '프로덕션 베이비'라는 이름을 별도로 표시했기 때문입니다.
드라마 제작 기간 동안 태어난 제작진의 자녀를 기리는 문화로, 1995년 픽사의 장편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에 처음 소개된 이후 월트 디즈니의 작품에 계속 집중해 온 전통이기도 합니다. 드라마를 자세하게 보면 완전히 속아 넘어가는 전통이 활발히 차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엔딩 크레딧에서는 모든 제작진의 이름을 표시한 후 김정원부터 이레아까지 6명의 이름이나 별명을 '제작 아기'라고 소개하고 "같은 하늘, 같은 별, 같은 마음"이라는 문장을 함께 남겼습니다.
그리고 제작 아기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또 있습니다. "안되면 빠꾸, 우리가 항상 여기에 있어."
또한 크레딧 메시지가 다르게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제작진의 섬세한 성격이 드러납니다. 2막에서는 "우리의 울림이 흐르고 당신에게 닿기를"이라는 또 다른 문장이 추가되었습니다. 총 16부작으로 구성된 이 드라마는 사계절을 배경으로 주인공 애순과 관식의 일대기를 그린 4막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프로덕션 베이비'의 의미
'프로덕션 베이비'의 시발점이 된 토이스토리의 편집장 리 언크리치는 당시 "우리 가족의 삶이 영화에 영원히 녹아 있는 것 같다."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또 다른 디즈니 감독인 하워드 남작은 "제작진 간의 유대감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치"라고 평가했습니다. 제작진의 삶이 함께 녹아 있고 가족과 작품이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이 점은 "완전히 속았다."가 추구하는 주제와도 일맥상통합니다. 드라마는 주인공의 어린 시절부터 부모가 되어 아이와 삶을 연결하는 흐름을 그립니다.
3대에 걸친 가족의 서사를 따라가며 부모 세대에 대한 존경과 자녀 세대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를 동시에 전달합니다. '프로덕션 베이비' 크레딧은 이러한 서사적 의도를 세심하게 반영한 장치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마음 따뜻한 3대의 이야기
1대는 양관식 어머니 세대입니다. 이들에게는 항상 삶의 치열함이 있습니다. 2대는 애순과 관식의 세대입니다. 꿈은 있지만 그 꿈을 마음껏 펼치지 못했던 세대입니다. 우리들 어머니 세대이지요. 제 어머니도 문학소녀였지만 꿈을 펼칠 수 없었습니다. 그저 예쁜 조약돌을 주워다가 그 곳에 자신의 철학과 꿈을 쓰는 것이 다였습니다. 3대는 우리들 세대입니다. 베이비 붐 세대라고도 합니다. 금명이가 살아낸 세대입니다. 그래도 우리들은 2대인 부모님의 학구열과 한 덕분에 자신들이 원하는 대학에 들어갔고, 졸업 후 사회의 일원으로 열심히 일했습니다. 나름 자신의 꿈도 이루어가면서요. 우리들 자녀 세대는 이 드라마에 나오는 3대의 이야기를 잊지 않을 것입니다. 김원석 PD가 말했던 "조부모님과 부모님 세대에 대한 헌사이자 자녀 세대를 위한 응원가로 드라마를 기획했다." 의도를 꼭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